수원소년법전문변호사 [이창진의 우주로 읽는 과학]달 탐사 성패 가를 ‘우주 네트워크’…한국, 전략적 목표 구체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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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또또링2 작성일26-01-14 18:39 조회1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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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초반 이후 지구 저궤도 영역에서 민간 주도의 우주산업이 급속히 성장함에 따라, 미국 정부는 민간이 단독으로 수행하기 어려운 심우주 영역으로 우주개발 범위를 확대하는 전략을 제시했다. 달은 이러한 전략의 핵심 대상으로서, 우주 인프라 구축과 유인 활동의 거점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선진국들이 달 탐사를 다시 국가적 핵심 과제로 설정한 이유는 달이 단순한 과학 탐사 대상이 아니라 향후 수십년간 지속적인 인간 활동과 경제 활동이 가능한 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달은 통신, 항법, 에너지, 물류 체계가 결합된 새로운 우주 활동 공간이자, 화성 및 심우주 탐사를 위한 전초기지로서 전략적 가치를 갖는다. 달은 더 이상 우주 탐사의 종착점이 아니라 인간의 거주가 가능한 우주경제의 새로운 활동 영역으로 인식되고 있다.
달은 지구 저궤도를 훨씬 넘는 먼 거리(약 38만㎞)에 있지만, 화성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높은 천체이다. 달을 중간 거점으로 활용할 경우, 현재의 발사체 기술로도 화성 및 심우주 탐사를 단계적으로 확장할 가능성이 커진다. 현재 기술로는 가장 강력한 우주발사체를 사용해도 화성까지 편도 비행만 가능하다.
달에서 인간의 활동이 증가하면서 달 표면 및 궤도에 탐사선, 궤도선, 로버 등 다수 우주체가 동시에 활동하는 환경에서는 이들을 안정적으로 연결하는 통신 인프라와 정확한 위치·시간 정보를 제공하는 항법 인프라가 필수적이다. 이는 지구에서 인터넷과 위성항법시스템(GPS)이 기본 인프라로 기능하는 것과 유사한 역할이며, 달에서 다양한 기술적 요구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한다.
특히 우주선이 정확한 위치와 시간 정보를 확보할 경우, 안전하고 정밀한 이착륙이 가능해진다. 자율주행 로버의 임무 수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지연이나 비상 상황에서도 위치 정보를 사용해 효과적인 대응과 안전 확보를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루나넷(LunaNet)’이라는 기술 체계가 있다. 루나넷은 달 표면과 달 궤도, 지구·달 공간을 연결하는 통신 기능과 더불어, 달 표면의 위치·시간·항법 정보를 제공하는 달 통합 네트워크이다. 루나넷은 장기적으로 지구의 위성항법시스템과 유사한 개념이 될 것이다. 여러 대의 달 궤도 위성이 동일한 항법 신호를 발송하고 위성 신호를 수신해 자신의 위치와 시각을 계산하는 원리로 작동한다. 초기 단계에서는 제한된 수의 위성으로 통신 중심 서비스와 보조적 항법 기능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루나넷에는 중요한 특징이 있다. 사전에 합의된 공통 표준의 신호와 인터페이스를 기반으로 여러 국가의 위성이 하나의 네트워크처럼 상호 운용될 수 있어 확장성이 매우 크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루나넷은 특정 국가에 종속되지 않는, 확장 가능한 국제 공공 인프라로 발전하게 된다.
현재 루나넷 구축에는 미국, 유럽, 일본이 핵심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유럽은 달 궤도에 다수의 위성을 배치해 달 남극을 포함한 지역에 대한 통신 서비스 제공을 담당한다. 이 과정에서 ‘교란 허용 네트워크(DTN)’ 기술이 적용돼 달 전역에서 안정적인 데이터 전달을 가능하게 한다.
DTN 기술은 한국 다누리호에 장착해 세계 최초로 달·지구 데이터 통신을 성공적으로 실현한 기술이다. 지구의 인터넷과 매우 유사하지만, 우주의 특별한 환경에서도 작동할 수 있도록 좀 더 진화한 인터넷 기술이다.
일본은 달 증강 항법 시스템을 개발해 달 남극 지역에서의 정밀 위치 정보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고정밀 착륙 기술을 지원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미국은 전체 시스템 통합과 달 궤도 정거장(게이트웨이)과의 연계를 담당하며, 달 통신 및 항법 네트워크 서비스(LCRNS)를 중심으로 루나넷 표준의 개발과 배포를 주도하고 있다.
루나넷 구축은 아르테미스 계획의 추진과 매우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다. 올해에는 루나넷 표준안(LNIS v5)의 상호 운용성 검증 계획만 있지만, 2028년 아르테미스 4호 계획 때에는 달의 남극 등 제한된 지역에서 초기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2030년쯤에는 달 어디에서나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스마트폰과 유사한 환경으로 통신할 수 있다. 또 정확한 위치와 시각 정보는 물론, 지구와도 데이터를 주고받는 시스템이 가능하게 된다. 특히 물이 확인된 달 남극 주변에 착륙하는 탐사선들은 루나넷의 고정밀 위치 및 시각 정보와 통신을 원활하게 지원받아 안전한 착륙을 보장받을 수 있다.
루나넷의 통신 및 항법 서비스는 ‘근직선 헤일로 궤도(NRHO)’를 비행하는 위성에 의해 제공된다. NRHO는 달 남극 인근 상공을 반복적으로 통과하는 타원형 궤도로, 지구를 중심으로 본다면 마치 달을 추종하는 여러 개의 선분으로 이어진 궤도 형태를 보인다.
화성보다 상대적 접근성 높아심우주 탐사 전초기지로 부상통신·항법 인프라 요구 더 커져
여러 국가 위성이 상호 운용돼확장 가능한 국제 공공 인프라아르테미스 계획 추진과 밀접
루나넷 기반 활용 땐 도움 되지만통신 중계선 역할·기능 ‘안갯속’주파수 확보 기술 등 명확해야
이 궤도는 지구와 달의 중력 균형점을 따라 움직이므로 지구와의 지속적인 통신이 가능하고, 연료 소비가 매우 적어 장기 임무에 적합하다. 달의 우주정거장인 게이트웨이도 이 궤도에 위치할 예정이다.
한편,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의 세계전파통신회의(WRC)를 중심으로 달 통신에 사용되는 주파수 대역과 지구·달 간 통신 규정에 대한 논의도 현재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지구와 달 사이의 통신은 광통신을 기본으로 한다.
하지만 달 궤도, 달 표면, 항법 등에 사용되는 주파수는 각국이 계획하고 있는 달 임무 수요를 근거로, 통신 간섭 방지를 추가 고려해 임무별·지역별 주파수 대역을 결정한다. 장기적으로 볼 때, 달의 통신 환경은 지구 또는 근지구(near-earth) 영역과 분리된 독립적인 체계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루나넷은 개방형 국제 네트워크이므로, 달 통신 주파수 확보는 기술적 문제보다 국제 협력과 협상을 통해 해결해야 하는 정책적 과제이다. 이런 관점에서 달 탐사를 국가 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한국은 WRC 논의에 전략적으로 참여해 향후 달 통신 및 항법 체계 구축 과정에서 주파수 할당에 대한 우리의 기술적 입장을 반영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한국은 2032년에 달 착륙을, 2045년까지 화성을 탐사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우주 탐사 기술 확보를 국가 우주전략의 핵심축으로 설정하고 있다. 특히 착륙 성공을 보장하기 위해 연착륙 기술의 실증을 거친 후, 미지의 지점에 달 착륙선을 착륙시켜 달 표면 환경 분석과 탐사 장비의 실증을 수행한다는 계획이다.
기술적으로 달 표면 착륙은 그리 쉬운 과정이 아니다. 지구와 1.25초 정도의 통신 지연이 있어 지구에서 직접 착륙을 조정하기가 어렵다. 달 표면 지형 자료로 구성된 가상현실을 사용해 착륙지 지형과 주변을 인식하며 자율비행 방식으로 착륙을 수행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지형 인식이 부정확하거나 자율비행 제어의 불완전성이 나타나면 착륙이 실패할 확률이 높아진다. 만일 안정적으로 제공되는 위치 정보와 시간 및 항법 정보를 확보한다면 착륙의 어려움은 상당 부분 완화될 수 있다.
아르테미스 계획에서는 2030년대에 달 남극 지역을 중심으로 위치 정보를 제공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만일 한국 착륙선이 남극 인근에 착륙하는 것으로 결정된다면 루나넷 기반의 위치와 항법 정보를 활용함으로써 더욱 안전하고 정확한 착륙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인프라의 활용은 연착륙 기술의 신뢰도를 높여 기술 개발 및 검증 과정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다행히 우주항공청은 달 통신용 궤도선을 2029년에 누리호로 발사한다는 계획을 대통령에게 보고하면서 루나넷 구축에 한국의 적극적인 참여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또한 해당 통신 중계선의 궤도로 NRHO를 언급함으로써, 향후 착륙지가 남극 인근이 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럼에도 한국이 루나넷에 참여한다는 기본 방침 외에 구체적인 역할과 실행 전략이 아직도 없다는 점은 매우 우려되는 부분이다. 우리의 통신 중계선이 루나넷 전체 구조에서 어떤 기능을 담당하는지, 해당 중계위성을 지속적으로 제공할 것인지, 루나넷의 운용 및 아르테미스 거버넌스에 어떻게 참여할 것인지에 대한 검토가 매우 시급함에도 구체적 내용에 대해 알려진 것은 없다.
또한 2029년에 통신 중계선을 발사하려면 사용 주파수 확보와 함께 우리가 경험이 전혀 없는 NRHO의 설계 및 검증 계획 등을 향후 반드시 구체화해야 한다.
루나넷은 단순한 기술 시스템이 아니라 달에서의 질서, 규칙, 그리고 협력 방식을 좌우하는 미래 인프라이며, 더 깊은 우주로 나아가기 위한 거대한 비전의 출발점이다. 달 탐사를 국가 전략으로 선언한 한국은 탐사를 통해 확보하고자 하는 기술적·산업적·전략적 목표를 보다 명확히 정의할 필요가 있다.
달 착륙은 몇몇 핵심 기술을 실증하거나 과학적 성과를 축적하는 데 그치는 일회성 사업이 아니다. 다누리호를 성공적으로 달에 보냈지만, 여전히 ‘왜 달에 가야 하는가’에 대한 명확한 국가적 목표가 충분히 공유되지 못하고 있다.
달과의 연결은 이미 시작됐다. 우리가 여기서 뒤처진다면, 이는 역량 부족 때문이 아니라 달을 바라보는 전략의 빈곤과 상상력의 부족이 스스로 기회를 좁히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행정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현역 광역단체장이 국민의힘 소속인 대전·충남과 달리 더불어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광주·전남이 행정통합 1호가 될 가능성이 높다. 통합 대상인 지방자치단체들은 신설되는 통합광역단체가 기존보다 높은 수준의 재정 특례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예산권을 쥔 중앙정부의 교통정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광주·전남통합특별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은 14일 김민석 국무총리와 간담회를 하고 행정통합 시 권역별 발전 계획 수립 필요성을 전달했다. 특위 공동위원장인 김원이 의원은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광주·전남, 전남·광주 통합은 이미 사실상 결정됐다”며 “오는 6월 지방선거는 통합자치단체 선거로 치러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직 광역단체장이 국민의힘 소속인 대전·충남과 달리, 광주·전남은 지역구 의원과 지자체장들이 대부분 민주당 소속이어서 행정통합 실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은 오는 15일 광주시·전남도와 공청회를 열어 주민 의견을 수렴한 뒤 통합 명칭을 확정할 예정이다. 통합 광역단체 명칭을 ‘광주·전남 특별광역시’로 할지 ‘광주·전남 특별자치도’로 할지를 두고 이견이 남아있긴 하지만, 현재로선 특별시 모델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정부와 여당 지도부도 신속한 입법 뒷받침을 약속하고 있다. 민주당은 정책위 산하에 행정통합 입법추진단을 꾸리고 대전·충남과 광주·전남 행정통합을 지원하는 법안을 성안 중이다. 김 총리가 오는 16일 행정통합 시 특례지원 수준 등에 대한 대략적인 정부안을 발표하면, 추진위가 지역별 특성을 반영한 특별법을 각각 1건씩 이달 말쯤 발의한다는 방침이다.
교육청 통합과 정부의 재정 지원 수준 등이 법안 논의 과정의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행정 통합과 함께 교육청도 통합할 경우 거주지와 먼 곳으로 인사 발령이 날 수 있다는 교사들의 우려가 있다. 민주당은 교육감을 분리 선출할 경우 행정통합의 취지가 퇴색될 뿐 아니라, 교육 통합 시 교부금 등 추가 재정 지원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교육 통합에 무게를 두고 있다. 통합교육감 1명을 선출하되 지역별로 부교육감 2명을 두고, 교육청사와 인력은 기존 체계를 유지하는 방안이다. 기존 교사들의 반발을 고려해 통합 전 임용된 교사들은 기존 근무 지역에서 근무하도록 할 가능성이 높다.
당정 간 합의만 되면 통합 추진 속도전이 가능한 광주·전남과 달리 대전·충남의 경우 야당과의 협의 등 쉽지 않은 절차가 남아있다. 대전·충남 통합 특위 소속 한 의원은 “(국민의힘 측이) 통합하자고 2024년에 선언하고 지난해 법안 발의를 했는데, 지금 와서 발목잡기식 딴지를 거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재정 지원 수준도 쟁점이다. 통합 대상 지역 소속 의원들은 기존보다 대폭 확대된 정부의 재정 지원 없이는 통합의 의미가 없다는 입장이다. 대전·충남과 광주·전남에 이어 부산·경남까지 통합 논의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제한된 재원을 어느 지역에 얼마나 배분할지를 두고 예산권을 쥔 정부의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입법추진단 소속 한 의원은 “행정안전부나 교육부가 의견을 조율해 법안을 만든다 해도, 실제 얼만큼의 예산을 집행할지는 정부가 결정해야 한다”며 “결국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이재명 정부 후반기로 접어들면 행정통합에 대한 국정 동력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며 “다소 간의 시행착오가 있더라도 이번 지방선거 전까지 하나의 성공 모델을 빠르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입법추진단 소속 한 의원도 “이번 지방선거에서 통합 선거를 치르려면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활동을 종료하는 오는 2월 말 전까지 법안을 처리해야 한다”고 전했다.
[주간경향] “학생들만 배우는 곳이 아니라 선생님도, 부모님도 같이 배우는 공간이에요. 새로 온 가족들, 떠나는 가족들 모두 서로 많이 배우면서 경험을 나누고, 어떻게 보면 모든 주체가 다 같이 꾸려가는 공동체라고 할 수 있어요. 이런 곳이 지금 문 닫을 수 있는 상황에 처했다는 게 너무 마음 아프고, 남는 학생들과 선생님들은 얼마나 불안할지….”
이민애 학생(18세)은 자신이 다니고 있는 학교에 대한 자랑을 한참 동안 늘어놓다 문득 말을 멈췄다. 초등학교 1학년 과정부터 고3 과정까지 12년간 몸담아온 학교가 불법 딱지를 단 채 문을 닫을 수 있다는 대목에서였다. 그는 “등나무 아래 난로 옆에 둘러앉아 기타를 치며 친구들과 웃고 노래를 부르던 기억이 너무 그리울 것 같다”며 “같은 추억을 후배들이 공유할 수 있도록 (나라에서) 학교를 잘 지켜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부에 정식 등록을 마치고 운영 중인 대안학교들이 하루아침에 ‘불법’ 통지를 받고 거리로 내몰릴 위험에 처했다. 법정 대안학교로 등록은 했지만, 대안학교 용도로는 건축물 사용 승인조차 받을 수 없는 법적 미비가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다. 실제로 지자체로부터 수천만원의 이행강제금을 부과받은 대안학교가 등장하면서, 전국 260여 등록 대안학교 모두 같은 처지에 처할 수 있다는 불안이 커지고 있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에 있는 고양자유학교.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 과정까지 90여명의 학생이 다니는 12년제 대안학교인 이곳에 최종 이행강제금 고지서가 날아든 것은 지난해 11월. 대안학교 건물이 불법적으로 건축물 용도를 변경했다며 나온 이행강제금 8600만원으로, 기한은 지난 연말까지였다.
보전지역 내 위치한 이 학교는 2018년 현재 건물에 자리를 잡으면서 노유자시설(노약자나 유아를 위한 복지시설)로 사용 승인을 받고 운영을 시작했다. 현행 건축법에 대안교육기관에 적용할 건축물 용도 규정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소현 고양자유학교 운영위원장은 “등록 당시 건축법에 마땅한 사용 용도가 없으니 노유자 시설로 등록하면 어떻겠냐는 구청 권유를 받고 학교는 그대로 따랐다고 한다”면서 “이후 민원이 발생하자 현장 점검을 나와서 건축물 용도 규정을 어겼다며 이행강제금을 부과했다”고 설명했다. 학교 측은 지자체의 처분이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구청이 노유자 시설 등록을 권유했다는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최종 패소했다.
이 운영위원장은 “마땅한 용도를 찾을 수 없으니 이렇게 해보라고 권한 말을 따랐는데 누가 그런 내용을 문서나 문자로 기록까지 남기냐”며 “애초에 건축법상 대안교육기관을 등록할 수 있는 용도가 없다는 것부터 말이 안 된다”고 답답해했다.
이행강제금 납부 기한은 지난해 12월 31일로 이미 한참 지난 상태. 학교는 이미 부과된 이행강제금을 내기 위해 재학생과 학교 구성원, 졸업생과 졸업생 가족까지 힘을 모아 돈을 마련 중이지만 역부족인 상태다. 문제는 이행강제금의 성격이다. 이행강제금은 위반건축물 시정이나 원상회복처럼 대상자가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이를 강제하기 위해 반복적으로 부과할 수 있다. 현재 대안학교가 사용할 수 있는 건축물 용도 규정이 없는 상황에서, 반복적으로 부과되는 이행강제금을 계속 납부하면서 학교를 운영하거나, 학교 문을 닫고 떠날 수밖에 없는 셈이다.
더 큰 우려는 이 같은 문제가 고양자유학교 하나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작지 않다는 점이다. 대안학교는 졸업 시 정규교육과정 수료를 인정받는 인가 대안학교와 ‘대안교육기관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교육청에 교육기관으로 등록은 하지만 학력 인정은 받지 못하는 등록 대안학교로 크게 나뉜다. 현재 인가 대안학교는 전국에 50여곳, 등록 대안학교는 이보다 5배 이상 더 많은 260여곳에 이른다.
‘대안교육기관에 관한 법률(대안교육기관법)’이 2021년 제정, 2022년부터 시행되면서 전국에 미등록 상태로 운영 중이던 대안학교 260여곳이 교육청에 등록한 대안교육기관으로 제도권에 공식적으로 편입됐다. 이 법을 통해 30년 가까이 법적 미비 상태에 놓여 있던 대안교육기관에 대한 법적 근거가 마련됐지만, 지원과 관리 등 구체적인 시행령들은 여전히 공백이 많이 남아 있다. 특히 건축법상 대안학교의 사용 용도를 찾을 수 없기 때문에 지금도 수많은 등록 대안학교가 교육연구시설, 근린생활시설, 학원, 단독주택 용도로 건물을 사용하고 있다.
실제로 대안교육연대가 서울시교육청과 경기도교육청에 ‘대안교육기관 등록을 위한 건축물 용도 제한이 있는지’ 묻는 질의에 두 교육청이 똑같이 ‘건축물 용도 기준은 없다. 그러나 소방법, 건축법 등 관련법에 위반될 경우 등록이 불가할 수 있다’고 회신했다. 용도 제한을 따로 두지 않지만, ‘걸리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답변인 셈이다.
이홍우 대안교육연대 사무국장은 “고양자유학교뿐만이 아니라 전국에 267개의 등록 대안학교가 있는데 사정이 다 마찬가지”라며 “일선 기초 지자체에서 민원에 의해서 똑같은 상황으로 이의 제기가 들어오면 대법원에서도 이제 확정판결이 난 것처럼 이행강제금은 다 부과되는 것으로 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대안학교들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이 너무 크기 때문에 이번 사안이 정리되기 전까지 국토교통부에서 일선 기초지자체에 이행강제금 부과를 좀 유예해달라 이런 공문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고양자유학교 이행강제금 사태가 수면 위로 부상하면서 교육부와 국토부 등 관계 부처들도 해법 마련을 위한 움직임에 나선 상태다. 지난해 12월 19일 이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고양병) 주재로 열린 관계기관 긴급 간담회에서는 교육부와 국토부 실무 관계자, 대안교육연대 정책위원장, 고양자유학교 운영위원장 등이 참석해 대안 마련을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법적 미비 상태로 인한 대안학교의 피해 확산을 막아야 한다는 원칙에는 공감, 시행령 개정 등을 두고 교육부와 국토부가 협상을 이어가는 중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문제 해결을 위해 국토부 소관의 건축법과 교육부 소관의 대안교육기관법 중 어느 법에 (해법을) 담을지 논의 중”이라면서 “건축법에 담으면서 대안학교를 특정 용도로 정리를 해서 운영을 할 것인지, 아니면 대안교육기관은 일반 학교와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으니 대안교육기관법에서 다 일괄 처리해서 담아낼지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건축법에서 각 건축물에 대안학교로 사용할 수 있다는 조항을 별도로 추가하거나, 대안교육기관법에서 포괄적인 용도를 명시하는 방법 등이 거론되는 것인데, 대안교육 관계자들은 두 법을 모두 손질해 공백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예컨대 국토부 소관 건축법에서 현재 등록 대안학교의 약 40%가 사용하고 있는 근린생활시설과 교육연구시설(20%), 단독주택(10%) 등에 대안교육 시설을 사용을 명시해 70%가량의 등록 대안학교를 흡수하고, 그 외 유형의 대안학교들은 교육부 소관의 대안교육기관법에서 포괄적으로 담아내야 한다는 주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어떤 방향으로 정리될지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법적 미비 상태가 장기화해서는 안 된다는데 양쪽(국토부·교육부) 모두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면서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정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안학교를 둘러싼 법적 공백을 정비하는 가운데 차제에 대안교육기관에 대한 제도적·재정적 지원도 함께 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내년이면 1998년 국내 최초의 전일제 대안학교로 평가받는 산청 간디학교가 출범한 지 30년이 된다.
이후 대안교육기관들은 교육 경쟁이 더 심화하고 이로 인해 공교육 바깥의 학교 밖 청소년이 늘고, 청소년 자살률은 증가하는 가운데 공교육과는 다른 요구를 따라 ‘학생이 주인되는’ 교육을 목표로 빠르게 성장해왔다. 하지만 이들 학교는 2022년 대안교육기관법 시행 전까지는 법 테두리 바깥에 존재하면서 중앙정부나 지방정부의 지원이나 관리를 전혀 받지 못했다.
일례로 미등록 대안학교는 물론, 등록 대안학교의 학생들은 학내에서 대학 입시 준비를 위한 모의고사도 볼 수 없고, 검정 교과서도 지원받지 못한다. 대안학교 학부모들도 교육세를 납부하는 납세자들이지만 공교육을 받지 않는다는 이유로 교육 혜택에서 배제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이익을 얻는 사람이 비용을 부담한다는 수익자부담 원칙에 따라 학교 운영비와 교사 인건비 등을 모두 학부모가 부담하면서 높아진 수업료로 인해 ‘귀족학교’라는 오명에 시달리기도 했다.
지난해 초 대안교육기관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등록 대안교육기관에 운영 경비 등 교육청의 재정지원이 가능하다는 내용이 추가됐지만, 서울과 광주를 제외한 대부분의 지방교육청에서는 여전히 대안학교에 대한 재정 지원이 이뤄지지 않는다.
함승수 명지대 교수(교육대학원)는 “공교육은 교육의 안정성은 높지만, 다양성 측면에서는 상대적 한계가 있다. 대안학교의 경우 다양성과 자율성을 기반으로 오랜 경험과 연구를 거쳐 이제 일반 학교들이 감당하지 못하는 교육 수요를 감당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안교육을 어떻게 발전시키고 어떻게 유지·발전시켜야 하는지에 대한 담론이 한국 사회에는 부족했다”고 짚었다.
그는 “대안교육 내 아이들과 학부모들 그리고 그들을 교육해야 할 국가의 책무를 이제는 조금 더 진중하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면서 “그 첫 번째는 대안교육기관에 대한 정부의 재정적 지원을 통해 교육의 질은 높이고 문턱을 낮추고, 학부모 부담은 줄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적인 재정이 투입되면 당연히 지원금이 어디에 쓰였는지에 대한 감사 등 시스템적 보완도 필수”라며 “학교의 자율성은 보장하되 재정 지원과 투명한 감사가 뒤따르는 제도를 하루빨리 안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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